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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월 30일, 국회가 건축법을 바꿨어요. 이웃집 햇볕을 가리지 않기 위해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'일조사선 규제'의 기준이 조정됐는데요. 숫자는 작아 보여도 서울 저층주거지에서 집을 짓는 분들에게는 꽤 큰 변화에요
2026년 05월 04일
서울을 걷다 보면 4층쯤부터 건물이 계단처럼 뒤로 물러난 집들을 본 적 있으시죠? 그게 바로 '정북방향 일조사선 규제' 때문이에요. 북쪽 이웃집이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, 내 건물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북쪽 경계선에서 멀리 떨어져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에요.
법의 취지는 좋아요. 도시에서 이웃의 햇볕을 지켜주는 건 중요한 일이니까요. 그런데 이 규정이 2012년에 만들어진 뒤 건축 현실은 완전히 달라졌어요. 요즘은 층간소음·단열·소방 기준이 강화되면서 한 층의 높이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거든요. 문제는 사선 규제의 기준점은 예전 그대로였다는 점이에요. 결과적으로 3층짜리 건물도 4층처럼 여겨져 규제를 받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겼답니다.
서울시 주거용 위반건축물의 약 58%가 일조사선 규제를 피하기 위한 무단증축 때문이라는 추산도 있어요. 지키기 어려운 규제가 오히려 불법 건축물을 양산해 온 셈이죠.
핵심은 딱 하나예요. "건물 높이가 10m를 넘으면 사선 규제를 받는다"는 기준을, "17m를 넘으면 사선 규제를 받는다"로 바꾼 것이에요. 그리고 10m~17m 구간에는 '5m 고정 이격'이라는 새로운 완충 구간이 생겼어요.
아래 그림을 보면 직관적으로 와 닿을 거예요. 왼쪽 현행 기준에서는 10m(약 3층)를 넘는 순간부터 건물이 계단처럼 잘려나가지만, 오른쪽 개정안에서는 17m(약 5층)까지 건물이 수직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. 초록색 삼각형이 바로 이번 개정으로 새로 쓸 수 있게 된 공간이에요.

▲ 현행 기준(좌)과 개정안(우) 건축 가능 단면 비교. 초록 삼각형이 이번에 새로 확보된 면적이에요.

예를 들어 폭 30m짜리 땅에 5층 건물(높이 약 15m)을 짓는다고 해볼게요.
현행 기준에서는 15m 높이에서 북쪽으로 7.5m를 물러서야 했어요 (15 ÷ 2 = 7.5m). 개정안에서는 5m만 물러서면 돼요. 층당 2.5m, 5개 층이면 한 세대가 통째로 들어갈 수 있는 면적 차이예요.
층당 약 12~15㎡씩, 4~5층 구간에서 되살아나는 면적이에요. 소형 다세대 기준으로 한 세대 절반 정도의 공간이 추가되는 셈이랍니다.
다세대·다가구 주택을 신축하거나 낡은 빌라를 소규모로 재건축하려는 분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혜택이에요. 기존에는 층수를 높이면 면적이 잘려나가서 사업성이 안 나왔는데, 이제는 4~5층 구간 면적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됐거든요.
서울시가 소규모 재건축 용적률을 한시적으로 높여줬는데도 일조사선 때문에 층수를 못 올리던 곳들이 많았어요. 이번 개정으로 그 혜택을 실제로 누릴 수 있게 됐어요.
그동안 일조사선 때문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면적이 줄어 저평가됐던 이면도로 인접 소필지 토지들이 있어요. 이런 땅들의 가치가 재산정될 가능성이 있어요. 매수를 고려하고 있다면 지금이 검토 타이밍일 수 있답니다.
⚠️ 꼭 확인하세요
이 규정은 전용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에만 적용돼요. 또 북쪽 인접 대지가 주거지역이 아닌 경우에는 원래부터 규제 대상이 아니에요. 내 땅과 북쪽 대지의 용도지역을 먼저 확인하는 게 중요해요.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나면 시행되고, 그 이후 건축허가 신청분부터 적용돼요.
일조사선 규제는 그동안 서울 골목길 집 짓기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강력한 방해물 중 하나였어요. 법을 지키다 보면 오히려 이상한 모양의 집이 만들어지고,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불법증축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있었죠.
이번 개정은 모든 걸 바꾸진 않지만, 오랫동안 막혀있던 작은 땅들의 가능성을 다시 열어놓아요. 내 집 짓기를 고민하고 있다면, 이제 예전과 다른 계산을 해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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